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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끊이지 않는 자녀 체벌…부모징계권 삭제요구 커져

지난달 27일 대구 달성군에 사는 A씨는 자신의 집에서 세 살배기 아들을 훈계하다 뇌사상태에 빠뜨려 긴급체포됐다. A씨의 아들은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아버지 A씨는 경찰조사에서 “두 아들이 서로 싸워서 훈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진술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민법에서 부모의 징계권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커지고 있지만 소관부처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18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동학대건수 총 2만4천604건 가운데 부모가 차지하는 비율은 76.9% 였다.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경험상 대구경북지역 아동학대 사례들 중에서도 부모가 차지하는 비율이 8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숙지지 않는 데는 현행법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1958년 제정된 현행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는 그 자(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탓에 이 조항이 부모의 자식에 대한 체벌이나 학대를 정당화한다는 시각도 있었고, 아동복지법상의 체벌금지조항과도 상충하는 면이 있었다.

최근 몇년새 조항의 폐지를 위한 유관단체들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아동권리보호단체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세이브더칠드런·굿네이버스 등은 지난 9월부터 ‘Change 915 :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라는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모인 서명을 민법개정의 열쇠를 쥔 국회와 보건복지부, 법무부 등에 전달해,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도록 촉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 과장은 “현재 6천명 가까운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19일 있을 복지부 아동학대예방의날 행사에 아이들과 함께 서명 전달식을 가질 예정이며, 다음달 11일에는 정식 기자회견을 열고 삭제법안발의 촉구를 위해 나설 계획”이라며 “민법 개정에 대해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앞서나가기는 한계가 있으므로, 우리 민간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 훈육(친권자가 자녀에 대해 교양할 권리와 의무)과 관련한 내용은 이미 민법 제913조에 나와있다. 굳이 훈육을 위해 제915조에 징계와 관련한 내용을 담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부모들 사이에서도 자녀 체벌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진 쪽이 우세해 졌다. 보건복지부의 2018년 아동 종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모 10명 중 6명은 자녀를 키울 때 체벌이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0~17세 아동과 청소년을 자녀로 둔 전국 4천39가구를 대상으로 한 체벌인식 조사 결과 “자녀를 양육할 때 신체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60.7%(전혀 필요하지 않다 16.2%, 필요하지 않다 44.5%)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긍정 응답은 39.3% 정도였다.

정부는 지난 5월 ‘포용국가 아동정책’에서 친권자의 징계권 범위에서 체벌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법무부 등 소관부처는 보수적인 입장이다. 일반 시민의 정서에 예민하게 작용하는 법이 바로 민법이므로,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기보다는 조항 안의 ‘징계’라는 용어를 바꾼다거나, 체벌금지 조항을 따로이 추가하는 방안을 찾는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

현재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54개국 정도가 아동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친권자 징계권이 명문화된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일본도 지난 3월 친권자의 자녀 체벌금지를 명시한 아동학대방지법과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징계권 개정 검토 계획도 내놨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출처:영남일보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91119.0100807244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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